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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가 만난 사람들] 바둑기사 조혜연 9단
에듀팡 2016-08-24 21:53:08
조회: 2429 공감: 1
http://www.edupang.com/community/60399

 

  

바둑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미생’은 주인공 장그래의 직장생활을 바둑에 빗대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배우 박보검이 바둑 기사로 등장하는 등 대중들의 바둑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올해에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전세계인이 바둑에 주목하고 있다. 러브레터에서는 전세계에 4명밖에 없는 여자 프로기사인 조혜연 9단을 만나 바둑과 그녀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다. 

  

바둑알 잡은 손이 남다르다... 프로의 기운이 느껴진다.

  

태어나서 처음 만난 프로 바둑기사다. 영광이다. 


부끄럽다. 별말씀을..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한국기원 소속 조헤연 9단이다. 현재는 바둑 보급을 위해 ‘더바둑’이란 회사를 세우고, 대표를 맡고 있다. 

 

회사의 대표이자 바둑 기사라니. 신기하다. 바둑 보급이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바둑을 알리려고 한다. 75개국에 바둑협회가 있다. 이곳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하고, 직접 영어로 강의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어가 좀 된단 말인가.


바둑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영문학과를 전공했다. 대학 진학 전까지는 딱 교과서 영어 내용 수준이었는데,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어느정도로 영어를 하게 되더라. 그렇다고 엄청나게 뛰어난 건 아니니 오해 말아달라 


용산 미8군에 주한미군에서 강의를 했었다고?


주한 미군을 대상으로 바둑 강의 전임강사를 맡았었다. 세계 바둑 보급의 일환이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바둑을 가르친다. 우리나라와 외국인들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동양권에서 바둑을 승리의 관점에서 본다. 때문에 매우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어린이부, 성인부 등 토너먼트가 다양하다. 반면 서양에서는 이 수가 왜 이렇게 흘러갔는지 의미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둔다. 4명, 6명이 함께 두는 페어바둑은 팀원 간 호흡과 배려가 필요하다. 동양권 바둑은 짜릿하고 절박한 감정이 느껴진다면 서양은 의미 중심적이고 예술적이라 느껴져 다소 지루해보일 수 있다.


외국에서의 바둑에 대한 인지도는 어떤가.


동양에 대한 환상, 막연한 호기심 같은 것이 있다. 바둑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게임이다. 그러다보니 바둑은 동양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라 생각한다. 장기는 한국, 중국, 일본 규칙이 제각각이다. 반면 바둑의 규칙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이다. 미국, 유럽 등에도 프로 바둑기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한다.

  


외국인 대상 콘텐츠 강의

 

#01. 잊혀졌던 바둑.. 다시 부활하다

 

바둑은 예전부터 꾸준히 인기 있던 스포츠 (혹은 놀이) 분야였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먼저, 바둑계 내부에서는 과거의 인기에만 안주한 것이 아닌가 싶다. 축구나 야구, 배구 같은 스포츠 분야에서 하는 어떤 마케팅적인 노력이 부족했고, 대중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머릿 속에 기원을 떠올려봐라. 담배 연기 자욱한 환경, 1960년대 그 모습 그대로다. 바둑 문화가 점차 퇴폐적으로 변화하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또 즐길거리, 놀거리가 워낙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웹툰이나 드라마에서 바둑을 소재로 다루기 시작했다.

 

티비나 신문 같은 대중매체는 사람들의 관심사, 트렌드를 다룬다. 20년 전 공중파나 신문에서는 바둑과 관련한 콘텐츠를 늘 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바둑은 점차 매체에서도 보기 힘들었었는데,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으로 다시금 관심이 불어난 것 같다. 


나는 바둑을 둘 줄 모른다. ‘미생’을 보고서 바둑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대중들이 바둑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웹툰과 드라마 ‘미생’이 있었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배우 박보검이 바둑기사 역할을 맡았었다. 그리고 올해 초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등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지금이야말로 바둑의 인기를 다시 불 붙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진지하고 엄숙한 기존 바둑 이미지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바둑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바둑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 많다. 그들에게 팁을 준다면..?

 

첫째로 선입견을 걷어내라. 종종 ‘머리가 나빠서 바둑을 못한다’라는 말들을 한다. 큰 오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둑이다. 하나의 놀이이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대했으면 한다. 두 번째로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배우길 권한다. 아버지나 할아버지, 친척 등 분명 가까운 곳에서 바둑을 두는 분들이 계신다. 그들에게 배우길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문화센터 같은 바둑교실이나 책, 온라인 동영상 등의 콘텐츠로도 배울 수 있다. 


얼마전, 바둑 태블릿 PC 개발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지난주에 삼성전자, 한국기원, 사이버 오로 등과 함께 개발한 ‘알파탭’이란 바둑 태블릿 PC를 출시했다. 바둑을 처음 배우는 분들을 위한 입문용이라 누구든지 쉽게 바둑을 배울 수 있다. 바둑 강의, 대국, 단급 인증 등 콘텐츠가 풍부하다. ‘알파탭’은 영어, 중국어로도 학습 가능하고, 공인 급수까지 취급할 수 있어 전세계에 바둑문화를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할 거라 기대한다.

  

조헤연 9단과 삼성전자, 한국기원이 함께 만든 바둑 태블릿 PC '알파탭'

 

 

#02. 바둑이 좋았던 소녀.. 이제는 바둑을 전세계 알리다 

 

조혜연 9단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다. 어릴 때 바둑학원을 다니면서 바둑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바둑학원을 1년정도 다녔을 때엔 크게 눈에 띄는 발전은 없었다. 물론 기초만 배우는 단계에서 특출나게 재능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웃음). 부모님은 ‘이만하면 바둑은 됐다’ 하면서 학원을 그만 두게 하셨다. 바둑을 너무 두고 싶어서 날마다 바둑을 두는 꿈을 꾸기도 했다. 신기한 것은 일어나면 꿈에서 둔 바둑이 생생히 다 기억이 났다. 결국 부모님이 포기하고 다시 바둑 학원을 보냈다.


그때부터 바둑에 빠지기 시작한건가.

 

보통의 아이들보다는 좀 깊이 빠졌다. 그때는 바둑을 대하는 태도가 지금보다 더 순수했다. 바둑을 두고 집에 갈 때는 밤 하늘의 별을 보면서 바둑알을 대입해보기도 하고, 바둑을 하던 느낌으로 시를 쓰기도 했다(웃음). 부모님이 외출하시면 하루종일 몰래 PC통신으로 바둑을 뒀다. 다른 사람들과 바둑을 두면서 실력이 엄청 늘었다. 지금 눈이 나쁜 것은 그때 PC통신을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웃음). 

 


유난히 바둑을 좋아했던 소녀는 최고의 바둑기사가 되었다

 


확실히 어릴 때부터 남다르다. 보통 바둑기사들은 입단 후 학업을 중단하고, 프로 생활에 전념하는데, 조 9단은 좀 특별했다.


바둑기사들 사이에서,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프로가 되면 모든 생활을 바둑에 집중한다. 하루종일 바둑에 집중하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분명 있다. 하지만 나는 좀 더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바둑’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보고 싶었고, 그 곳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조금 더 객관적 위치에서 ‘바둑’을 보고 싶었다. 

 

고려대 영문학과 입학과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졸업도 바둑을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들었다.


사실이다. 이 좋은 바둑을 나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운명적으로 만난 바둑을 전세계에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둑을 세계에 알리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22살에 뒤늦게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했다. 분명 그때 바둑 연습이 부족하고, 관심이 분산되면서 성적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대학을 통해서 실력보다 더 많은 시야를 얻었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대학을 선택했으리라 자부한다. 그만큼 내 인생에서 대학 진학은 매우 큰 의미다. 대학원에서 언론홍보를 진학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둑을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싶어서였다. 

 

알파고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조 9단 님도 지난 7월 바둑 인공지능 젠과의 승부에서 아쉽게 패하셨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등장을 어떻게 보시나?

 

바둑기사들의 입지가 위협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대중에게 바둑을 알리는 계기이기도 했다. 알파고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꿀 것이다. 좋든 싫든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바둑 스타일은 인간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궁금하다.

 

먼저, 인공지능은 사람과 생각방식이 다르다. 물론 개발자도 바둑의 승패 결과만 알 뿐이다. 인공지능의 바둑은 데이터 분석의 결과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길 확률이 계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기풍’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다. 사람과의 비교를 할 수 없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처럼 바둑 기사로 활동하면서 바둑 보급에 힘쓰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소설을 한번 써보고 싶다. 현재 저서 10권, 역서 10권 총 20권의 책을 출간했다. 어떤 주제와 내용이 될지 모르겠지만 소설책을 쓰는 것이 평생의 꿈이기도 하다. 아마 바둑과 관련된 내용이 아닐까 싶다(웃음)

 

마지막으로 에듀팡 러브레터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둑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바둑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로 만들고 싶다. 바둑을 너무 어려워하지 말았으면 한다. 바둑은 돈도 안들고, 나이 들어서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정말 좋은 친구이다. 앞으로도 바둑을 알리기 위해서 열심히 활동할테니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바둑 많이 사랑해주세요♡


양준식 전임연구원
yjs@edup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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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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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꼬 2016-09-22 14:13:08 0
인터뷰 재밌게 읽었습니다. 조혜연 9단님의 바둑보급 사업,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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