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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우리 아이가 날라리가 되고 싶대요
부모를 위한 중2 사용설명서 이진아 2017-02-20 10:33:08
조회: 237 공감: 0
http://www.edupang.com/community/65228


지난 주까지는 중2병의 여러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중2병에 걸린 청소년들과 부모들의 상담사례를 통해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성인들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게 필요할 듯하다. 

 

 

모범적이었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좀 노는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기를 자청한다면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예진이 엄마는 이 문제로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다. 예진이는 특별히 공부를 잘하거나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속을 썩인 적도 없다. 소심한 편이라 항상 있는 듯 없는 듯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다. 그런데 중학생이 된 후 좀 달라졌다.  딱히 뭔가 유별난 행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뭐랄까, ‘날라리’ 같아졌다고 해야 하나? 나 모르게 세탁소에 치마를 맡겨 아슬아슬할 정도로 짧게 자른 데다 헤어스타일에 목숨을 건다. 말하는 것이며 표정이며 행동까지 왠지 모르게 날이 서 있다. 콕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날라리들에게 나오는 삐딱한 느낌이 있다. 학부모 상담 때 담임선생님 역시 예진이가 사춘기에 접어든 것 같다면서 요즘 같은 반 희영이네 무리에 끼고 싶어 하는 눈치라고 했다. 


희영이는 흔히 말하는 ‘좀 노는 애’다. 예진이가 그런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데, 워낙 성향이 다르다 보니 희영이네 무리에서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예진이는 계속 그 주변을 서성이면서 끼고 싶어 하고, 그 아이들과 유사한 행동으로 선생님들이나 다른 아이들 눈에 띄려고 한다고 했다. 심지어 2학년 아이들 중 ‘좀 노는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심부름까지 한다는 말을 들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에 돌아온 예진이에게 이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물으니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언니들을 함부로 욕하느냐?’며 오히려 버럭 화를 낸다. 심지어 “희영이가 나 같은 애, 상대나 한 대? “희영이 같이 잘나가는 애들은 나처럼 별 볼일 없는 애들은 상대도 안 해. 어른들 눈에나 이상한 애들로 보이지 애들은 달라. 희영이 같은 애들을 좋아한다고.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 멋있게 살고 싶다고!” 




아이가 나한테 이렇게 타박타박 말대꾸하고 따지는 것도 당황스러웠다. 요즘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자기주장이 강해졌고 말도 거침없이 한다. 이게 다 희영이 같은 나쁜 애들이랑 어울려 다녀서 그런 건 아닌가 괜히 희영이에게 화가 난다. 이걸 냥 놔두자니 나쁜 길로 빠질까봐 걱정이고 강하게 막자니 오히려 반항할까봐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두 가지 목소리가 싸우는 시기,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청소년기는 존경심과 열등감, 의존과 자립, 동경과 경멸 등과 같이 서로 상반되는 감정이 존재하는 ‘양가성의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여 행동에 옮기는가? 그것은 이 문제의 시기에 무엇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때 스스로 중요한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다. 얌전하던 예진이는 왜 날라리가 되고 싶을까?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무조건 아이를 야단치고 날라리와 어울리지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예진이가 날라리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날라리는 공포나 경계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다. 어디서나 눈에 띠는 존재감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눈에 띠는 사람이 되어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멋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거다. 이 시기에 아이들 눈에 멋있어 보이는 사람은 연예인이거나 학교에서 잘나가는 친구들이다. 현실적으로 연예인이 되기는 힘드니 일차적으로 학교에서 잘나가는 아이들을 따라 하려는 모방심리가 작용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자신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의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가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 왜 그런 삶을 살고 싶은지, 그런 삶이 바람직한 것인지 되풀이해서 질문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예진이와 같은 자녀를 무조건 혼내고 나무라기보다 오늘부터 당장 아이들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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