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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30화 : 조기 유학의 유혹
이가희 2017-10-02 11:49:29
조회: 1240 공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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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가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니까 친구들이 하나 둘씩 해외로 유학을 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공부하던 멤버 열 명 중 일곱 명이 유학을 떠났다. 나도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교육은 많이 뒤떨어져 있다느니, 아이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유학을 보내야 한다느니,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아이도 유학을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됐다. 그러다가도 '한국에서 공부를 잘 시켜서 학문에 뜻이 있으면 대학 때나 유학을 보내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정리하곤 했다.

 

 "한국에서 난다 긴다 해 봤자 나중에 영어가 안돼서 미국의 좋은 대학은 못가요.“ 누군가 이런말을 할 때 나는 이렇게 비웃었다. '치, 미국 아이들은 영어를 못해서 좋은 대학에 못가나? "미국 고등학교는 공부를 더 안 시킨다더라.“ 하지만 주변의 아이들이 하나 둘씩 유학을 떠나는 것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해서는 크게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엄마들을 대할 때마다 또다시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원희도 유학을 보내 공부를 제대로 시키고 싶은 유혹이 점차 강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교 3학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대전시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수학·과학경시대회에 나갔다. 금상 9명, 은상 18명, 동상 36명을 주는데 발표를 하고 보니 원희는 등외였다. 조금 의외였다. 1년 전, 2학년 때 대전시 과학교육원 주최로 경시대회를 했을 때만 해도 원희는 금상권이었다. 게다가, 교육청 주최 경시대회 입상자 중에서는 1년 전, 과학교육원 주최 대회에서 상위 9명에서 주는 금상권에 든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 이후 1년 동안 원희는 정말 사생결단으로 공부를 했는데, 오히려 더 나아지지는 못할망정 동상도 못 탄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원희도 시험을 보고 나서 정답을 맞춰 보고는 은상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엄마, 정말 떨어졌데?“ 원희는 정말 세상을 다 포기 한 애처럼 울어 댔다. 보다 못해 나는 관련 기관을 찾아갔다. 시험지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상부 교육기관에서 하는 일을 믿고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출문제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거부하더니 얼마 후 장학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알아보니 어떤 문제가 A 방식으로 푼 사람이 90퍼센트, B 방식으로 푼 사람이 10퍼센트였다. 그런데 B 방식으로 푼 것은 정탑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배점이 높은 문제였다. 담당자는 "굳이 과고에 보낼 생각이 아니라면 2학년 때 교육청 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것으로 만족하라"고 했다. 그럴 수는 없다고 하자 이번에는"그럼 동상을 주겠다"고 했다. 동상이 마지막 이니까 한명 더 줘도 반발하는 수상자는 없을 거라고 판탄한 것 같았다.



나는 이 일을 겪으면서 더 이상 대전에 남고 싶지가 않았다. 문제 풀이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정답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서 아이를 공부시킨다는 것에 회의가 들기도 했다. 경시대회 준비할 때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교 선생님 때문에 가슴 아팠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과학경시니 수학경시니 그런 거 뭐하러 하냐? 너희들, 학원만 다니고 학교에 와서는 선생님 수업할 때 잘난 척해서 수업 분위기만 깬다." 이런 지론 이었다.

영어를 잘 가르쳐 보겠다고 외국으로, 그것도 동남아의 영어 사용 국가로 유학을 보내는 엄마들을 여럿 본 적이 있다. 단지 그곳이 영어 사용권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현지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은 인터내셔널 스쿨을 보내기 위해, 기러기 아빠를 만드는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그곳으로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엄마들 말이다. 그런 엄마들을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1,2년 정도의 어학연수는 필수가 돼 가고 있구나, 우리나라 교육이 제 역할을 해주면 이런 일은 없을 텐데'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원희를 혼자 내보내는게 무엇보다 불안했다. 아빠가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툴툴 털고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결국은 또다시 곰곰 생각해 보기로 하고 일단 주저앉았다.

'유학을 보내면 무조건 좋을까?' 이런 의구심도 안 드는 것은 아니었다. 유학 가서 제대로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사람이 된다면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조기 유학을 갔다가 중도에 돌아오는 사람, 좋은 대학에서 공부까지 했지만 결국은 한국에 돌아와 원하는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조기 유학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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