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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놀아주마 : 고정욱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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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장편소설 『공짜로 놀아주마』. 한길로 우직하게 살아온 원길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단절과 절망 앞에서 희망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그 희망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공짜로 놀아준다’는 것. 그러나 고요한 놀이터를 아이들의 함성으로 채우려는 원길의 구상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데……. 배우지 않으면 놀 줄 모르는 대한민국 아이들을 위한 따뜻하고 용감한 선물, 프리 플레를 선사한다.

저자 : 고정욱

저자 고정욱은 국내 대표적인 아동ㆍ청소년 문학가로 손꼽히는 고정욱은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은 후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어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지금까지 23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대표작으로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가 있으며,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제7회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일부 저서의 인세를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나누는 데 쓰고 있으며, 어린이들의 메일에 답장을 꼭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_블로그 blog.daum.net/kingkkojang

놀이터, 아무도 없는 ㆍ 7

문 선생, 사회복지사인 ㆍ 13

엄마, 갑자기 세상 떠난 ㆍ 17

정상이, 처음으로 놀아준 ㆍ 27

낚시질, 꼬마를 낚는 ㆍ 36

도보 여행, 부산까지 가는 ㆍ 42

대화, 최초로 시작한 ㆍ 48

반헬렌, 록 가수가 아닌 ㆍ 54

내일, 또다시 만날 ㆍ 63

비사치기, 지금은 잊힌 ㆍ 68

젊은이, 도보 여행하는 ㆍ 72

불량학생들, 공원을 배회하는 ㆍ 85

저승, 갔다가 돌아온 ㆍ 94

놀이터, 시끄러워진 ㆍ 104

경찰, 신고 받고 출동한 ㆍ 116

결심, 싸우겠다는 ㆍ 128

억울함, 인터넷에 글을 올릴 ㆍ 140

댓글, 엉뚱하게 사건을 키우는 ㆍ 146

영혼계, 신호를 보낸다는 ㆍ 157

사람들, 들끓어 넘치는 ㆍ 169

규림이, 오랜만에 만난 ㆍ 175

일,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가는 ㆍ 185

그물코, 아주 촘촘한 ㆍ 193

검은 손, 예기치 못한 ㆍ 200

도둑처럼 찾아온 승리 ㆍ 210

경찰서 가는 길 ㆍ 224

영혼이 있다는 증거 ㆍ 231



작가의 말 ㆍ 240

“요즘 노는 데 얼마나 돈 드는데 그래? 놀이공원도 그렇고, 하다못해 문방구 앞에서 오락을 해도 돈 내야 하잖아. 프리 플레이, 좋은 생각이야. 프리 허그도 봐봐. 처음엔 공짜로 안아준다고 하니까 다들 웃었잖아. 그런데 해보니까 정말 좋거든. 그러니까 프리 허그가 한때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널리 퍼진 거 아니야? 사람에겐 의외로 쉽게 감동을 줄 수 있어. 뭐든지 처음부터 큰일하는 사람은 없다고.” _ p.15



이런 슬픔을 지우기 위해 한없이 잠만 자고 싶었다. 잠은 또 다른 작은 죽음이었다. 학교에서도 며칠간은 그런 원길을 배려해주었다. 수업 시간에도 잠만 자는 것은 물론 야간 자율학습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었다. 원길은 차츰 얼이 빠진 사람처럼 변해갔다. 이성적으로는 지금 공부를 해야 하고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몸과 마음이 따라주질 않았다. 어머니가 없다는 공허함은 원길의 영혼을 사정없이 후벼 파는 독벌레와도 같았다. _ p.25~26



원길이 한번 본 걸 사진으로 찍듯 기억하는 서번트증후군이 된 건 태어나서부터였다. 특정 분야에서 경이적인 지적 재능을 보이는 희귀한 증상인데 그들은 대개 수학?음악?예술?기계 분야 등에서 재능을 보였다. 원길은 보기 드물게 사전 같은 책으로 보고 익힌 것을 사진 찍듯 기억해내는 능력이 있었다. _ p.33



원길의 야구점퍼 주머니에는 그동안 연구했던, 아이들과 노는 법이 잔뜩 쓰인 수첩이 있었다. 도구 없이 노는 법, 도구를 만들어 노는 법, 전통놀이법, 아이들을 이끄는 법 등을 적어놓았다. 물론 머릿속에 모두 입력되어 있었다. 원길의 증세를 잘 모르는 복지관 교사들이 일러주는 대로 수첩에 적었을 뿐이다. 오늘 이곳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함께 놀면서 그 방법대로 해보려 했던 것이다. _ p.35



원길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녀석을 잘 엮으면 첫 놀이 대상자가 생길 거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온몸을 사로잡았다. 낚시할 때 물고기가 미끼를 입으로 톡톡 쪼면 찌가 가볍게 흔들린다. 이때 갑자기 낚아채면 허탕이다. 물고기가 완전히 미끼를 물고 물속으로 쑥 들어갈 때 신중하게 잡아채야 미늘이 확실히 물고기의 입에 걸리는 법이다. _ p.38



“한번 할래 너도 비사치기? 가르쳐줄게 요령을.”

원길은 비사치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진아를 끼워 넣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가 이로써 두 명째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다. (……)

처음에는 셋이 놀다가, 중간에 원길이 슬쩍 빠졌다. 원길이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주는 이유는 아이들끼리 놀이터에서 함께 어울리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건전한 친구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려는 취지였기에 아이들끼리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빠져야 하는 거였다. _ p.70~71



“이쪽에서 코를 당기면 저 끝에 있는 코에 영향이 갈까, 안 갈까?”

“안 움직여요 거의.”

“안 움직이는 것 같지만 분명히 이쪽에서 당긴 영향이 옆 코들을 연달아 당겨 오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가 측정할 수 없지만 미세한 영향이 미치는 거야. 그러니 바로 옆에 있는 그물코에는 더 큰 영향이 미치겠지? 그렇듯 인간사와 삶의 우주는 이렇게 엮여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 우주 안에서 자네가 할 일은 무엇일까? 그건 스스로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래서 옆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영향을 온 우주에 미치는 거고, 악한 짓을 하면 악한 영향을 온 우주에 미치는 거라네.” _ p.189~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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