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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3: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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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3: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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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베일에 가려진 고대 그리스 역사를 들려주는 『그리스인 이야기』 제3권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까지' 편. 1954 ~ 1959년에 세 권으로 출간되어 그리스 문명사 분야의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던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서양문명의 근원이자 위대한 로마 문명을 선도한 고대 그리스 문명을 체계적으로 다룬 통사로, 고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준다. 저자는 그리스 문명이 아닌 그리스 문명을 만든 고대 그리스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이 문명을 일구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을 생동감 넘치게 그렸다.

저자 : 앙드레 보나르

저자 앙드레 보나르(Andre Bonnard, 1888~1959)는 1888년 스위스 로잔에서 태어났다. 로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1936년 그르노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15~28년 로잔 중학교와 고전 김나지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이후 1957년까지 30년 동안 로잔 대학 그리스어·그리스 문학 교수를 지냈다. 대학 교수이자 작가로서 여러 저작들을 통해 고대 그리스에 생생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입히고자 노력했다. 자신의 글에서 지식인 사회 특유의 사변을 걷어내고,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을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대하듯이 읽도록 가르쳤다.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불어로 번역했으며, 《프로메테우스 Le Promethee》(1928), 《그리스의 신들 Les dieux de la Grece》(1940) 《안티고네 Antigone》(1942) 《플라톤이 본 소크라테스 Socrate selon Platon》(1944) 《오이디푸스 왕 Oedipe-Roi》(1946) 《사포의 시 La poesie de Sapho》(1948) 《비극과 인간 La tragedie et l?homme》(1950) 등 그리스 관련 저서를 다수 남겼다. 그는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한 ‘참여하는 인문주의자’였다. 자신의 작품 《프로메테우스》 《안티고네》 등에서는 주인공에게서 저항과 참여의 정신을 찾고자 했다. 1949년 ‘스위스평화운동’의 회장으로 추대되어 평화 활동을 계속 이어나갔으나, 냉전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952년 ‘국제평화수호자대회’ 참석차 동베를린으로 가던 중 스위스 경찰에 체포되어 기소되었다. 소련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여 이적행위를 했다는 것이 그의 혐의였다. 그러자 “스위스에서도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는 외침과 함께 구명운동이 벌어졌고,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전단지 8만 장이 전국에 뿌려졌다. 1954년 재판에서 “그는 소련의 스파이입니다”라는 검찰의 주장에 “평화를 위해 힘쓰는 것이 이적행위일 수는 없습니다”라고 맞섰지만, 결국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 후 그리스 문명사 연구와 집필에 매진하다가 1959년 작고했다. 《그리스인 이야기》(원제 Civilisation Grecque, 전 3권)는 그가 평생을 일궈온 그리스 관련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그는 이 책에서 헬레니즘을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여기서 헬레니즘은 인간이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과 운명을 지배하기 위해 벌이는 모험의 시기로 간주된다. 1954년에 1권이 나왔으며, 1957년 2권이 출간된 후 대학에서 은퇴했다. 마지막 3권은 1959년 그가 작고하기 며칠 전에 출간되었다. 스위스에서 불어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같은 언어권인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 미국, 포르투갈, 러시아, 루마니아, 일본 등지에서 일찍이 각국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그리스 문명사 분야의 세계적인 고전으로 자리매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Chapter 1 쇠락과 새로운 발견,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메데이아》

Chapter 2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에 나타난 비극성

Chapter 3 비극 《박카이》

Chapter 4 투퀴디데스와 도시국가들 간의 전쟁

Chapter 5 데모스테네스와 도시국가 시대의 몰락

Chapter 6 플라톤의 정치적 대망

Chapter 7 플라톤식 아름다움과 환상

Chapter 8 아리스토텔레스와 생명체

Chapter 9 알렉산드로스의 천재성 또는 우애에 관하여

Chapter 10 질서라는 탈을 쓴 무질서, 두 명의 프톨레마이오스

Chapter 11 책 전성시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박물관

Chapter 12 알렉산드리아의 과학: 아리스타르코스의 천문학

Chapter 13 지리학: 퓌테아스와 에라토스테네스

Chapter 14 의학: 아르키메데스, 헤론, 그리고 증기기관에 관하여

Chapter 15 시로의 회귀: 칼리마코스,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가 쓴 《아르고나우티카》

Chapter 16 테오크리토스의 낙원

Chapter 17 다른 형태의 도피: 헤론다스의 사실주의 풍자 희극, 그리스의 소설 《다프니스와 클로에》

Chapter 18 에피쿠로스와 인간의 구원



고대 그리스사 연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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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이 무슨 짓을 하건 그건 악이 아니다”
에우리피데스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로서의 경력을 쌓아가는 동안 이처럼 갈림길에서 망설이는 그의 모습을 우리는 자주 보아왔다. 신이란 곧 전지전능함이며, 전지전능함이 신을 정당화하는 요건이라면, 디오뉘소스는 분명 정당화될 수 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건 말이다. 소포클레스도 말했듯이, “신들이 무슨 짓을 하건 그건 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 신은 우리에게 죽음을 부여할 뿐 아니라, 우리를 우리와 더불어 이 세계를 춤추게 하고 노래하게 하는 본질적인 힘이다. 신은 사는 기쁨, 쾌락이며 동시에 고통이다. 신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눈부신 신비다. 그러니 에우리피데스는 질서정연하고 이성적이고 명쾌한 정의로 이루어진 세계를 버리고 광기의 신과 총체적인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기는 동물적인 기쁨만이 중요시되는 박코스 행렬에 합류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_ 86~87쪽



투퀴디데스, “역사는 과학이다”
투퀴디데스의 독창성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과학, 즉 물리학과 의학의 정신과 방법론을 진기한 내용들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역사라고 하는 분야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윤리를 학문으로 만들고자 시도했던 것처럼 투퀴디데스도 역사를 정밀 과학 또는 정밀 과학에 근접한 학문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다. 어떠면 지나치게 야심찬 계획이었을 수도 있다. _ 105~106쪽



플라톤은 역사를 배제하려 했다
플라톤이 구상한 국가는 기원전 4세기에 이미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균형 잡힌 국가, 그 어떤 힘도 예정되어 있는 확고한 질서를 흔들 수 없는 국가라고 하는 거짓 이미지를 선사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바로 이 점이 플라톤이 우리에게 제안하는 국가의 가장 이상한 면이다. 절대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니. 그가 제안하는 국가에서는 진보가 철저하게 배제된다. 이 국가는 영원히 완벽한 존재로 제시된다. …… 요컨대 플라톤은 역사를 배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 역사는 배제하려 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인간을 만든다. …… 플라톤이 《국가》를 쓰면서 민주주의의 사망신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믿었던 그 세기로부터 여러 세기가 지난 후, 민주주의를 향한 행보는 안정된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코뮌과 더불어 보란 듯이 재개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1789년 …… 1848년에도 …… 계속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를 뒤흔든 열흘 ……”로 이어진다. 인류의 역사는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다. _ 168~169쪽



그리스식 지혜와 힌두식 지혜의 만남
젊은 왕은 또한 칼뤼아나(그리스식으로는 칼라노스라고 하며, 브라만을 뜻한다)라는 이름을 가진 고행자에게 커다란 애착을 보였다. 죽을 날이 가까워오는 것을 느낀 그의 요청에 따라 알렉산드로스는 장작더미를 쌓게 했다. 이윽고 장작더미에 올라간 칼뤼아나는 놀란 군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마디 탄식도 업이 불꽃 속에서 타죽었다. 친구의 자발적인 죽음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던 알렉산드로스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상당한 세월이 흐른 후 기독교의 제사장에서 견유 철학자로 변신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인 페레그리노스가 올륌피아에서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택한다. 이렇듯 알렉산드로스가 인도를 지날 무렵에는 그리스식 지혜와 힌두식 지혜가 마주치고 있었다. _ 298쪽



누구나 지나가는 상투적인 그 길을 나는 증오한다
칼리마코스는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는 동시대인에게 이제는 고전이 된 과거의 위대한 시인들의 모방을 장려하지 않았다. …… 그는 구닥다리 시 장르는 죽은 지 오래되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호메로스가 부활하는 일도, 비극 작품들이 다시 소생하는 일도 없을 것이었다. 그는 서사시가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헛되이 매달리고 있는 연작시의 상투성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격언시에서 “나는 연작시를 증오한다. 누구나 지나가는 상투적인 그 길 …… 나는 공동 우물의 물은 마시지 않을 것이다. 대중적인 것들은 나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토해냈다. …… _ 4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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