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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 추억의 시간을 수리 합니다: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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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 추억의 시간을 수리 합니다: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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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일본 최고의 판타지 소설가 다니 미즈에의 첫 본격 소설로 쇠락한 상가 거리에서 손님들의 추억 속 사건을 해결하는 천재 시계사 슈지와 미용사 아카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 5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이 소설은 과거가 그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현재와 연결되어 미래의 풍경을 그리게 하는 시간임을 되짚어주는 힐링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때 손님들로 북적였으나, 쇠락하여 이제는 인적마저 드문 쓰쿠모 신사 거리 상가. 미용사 아카리는 일과 사랑에 지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운영했던 ‘헤어살롱 유이’ 건물로 이사를 온다. 이삿날 그녀는 맞은편 건물에서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라는 이상한 간판을 내건 시계방을 발견한다. 시계방의 주인은 아카리와 동갑내기인 이다 슈지. 여기에 염색한 머리에 피어싱을 하고 승려복을 입고 다니는 괴짜 대학생 다이치가 합류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렇게 친구가 된 세 사람에게 수수께끼 같은 일이 계속 찾아오는데…….

저자 : 다니 미즈에

저자 다니 미즈에谷 瑞惠는 일본 미에 현에서 태어났다. 1997년 『파라다이스 르네상스』로 〈로망대상> 가작을 수상하며 데뷔, 슈에이샤의 코발트 문고에서 활동 중이다. 『마천루 돌』 『마녀의 결혼』『백작과 요정』 『꽃 피는 언덕은 작은 귀부인』 등 다수의 판타지소설 시리즈를 집필하여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올랐다. 2012년 출간된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50만 부가 팔리며 많은 일본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건 1 낡은 오르골의 주인
사건 2 못 다한 고백, 오렌지색 원피스의 비밀
사건 3 행방불명 모녀와 아기 돼지 인형
사건 4 슈지 이야기: 빛을 잃은 시계사
사건 5 아카리 이야기: 그해 봄의 비밀
옮긴이의 말: 시계, 시간을 새기는 행위, 삶

길가 쪽 창문으로 아침 해가 들이친다. 벽과 유리 케이스에는 시계들이 당당히 놓여 있었지만 얼핏 보기에도 모두 오래된 것들이었다. 유리문 칸막이가 놓인 옆방 쪽으로 시선을 보내자 넓은 테이블에는 시계인 듯한 것이 완전히 분해되어 도구들과 함께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 가게는 무슨 가게야?”
“아아, 시계방이야. 입구에 간판 있는데, 못 봤어? 이다 시계방.”
그랬구나.
“그럼 시계 수리를……?”
“응, 옛날엔 새 시계도 팔았는데, 수리 의뢰가 더 많아서.”
즉 ‘추억의 시時’가 아니라, ‘추억의 시계時計’였다. 쇼윈도에 있던 금속판 글자 중 ‘계計’라는 글자만 떨어져 나간 모양이었다. 납득하고 나니 이상해져서 웃음이 나올 뻔한 아카리는 서둘러 손으로 입을 가렸다.
“왜 그래?”
“으…… 응. 아무것도 아니야.”
“늘 생각하던 건데, 이런 귀찮은 일을 참 잘도 해.”
다이치가 건방진 소리를 했지만, 수리공, 이 아니라 시계방 씨는 신경 쓰지 않았다.
“20년쯤 지나면 큰 제조사 것이 아닌 한 부품이 없어서 수리를 할 수가 없지. 그래도 마음에 드는 시계를 계속 사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다시 살리고 싶어. 이 일, 제법 즐거워.”
마음이 담긴 시계는 주인과 함께 시간을 계속 새겨온, 그야말로 ‘추억의 시간’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가 수리하는 것도 단순한 기계가 아닌 걸까.(pp. 27~28)

**
깨어 있기는 했지만 반쯤 잠에 빠져 있는 듯한 무방비한 아카리의 의식 속으로 시계방 씨의 조용한 목소리가, 억누른 감정이 직접 날아들었다. 그의 마음속 절규를 듣고 동요했다.
“그 시계…… 어떻게 만든 건데? 그냥 조립한 게 아니야?”
그가 너무나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주고 싶어서 아카리는 물었다. 그가 조금이라도 차분해질 만한 질문을.
“그래……, 부품도 전부 내 손으로 만들었어. 톱니바퀴를 하나 하나 다 깎고 가공해서. 직접 설계한 기능과 디자인에 맞춰.”
“전부 다? 아무것도 없이?”
“응. 시간만 있었지. 그걸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갔어.”
시계방 씨의 목소리에서 괴로운 기색이 사라져 안도했다.
“신 같네.”
“그런가.”
아카리의 이미지 안에서 작은 부품들이 서로 포개지며 어느 순간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PP. 236~237)

***
“혹, 어디에 났어?”
“아……. 이젠 좀 돌 같아.”
“아파?”
“별로.”
“정말이네. 부었어.”
재미있다는 듯이 눈이 가늘어진다.
이상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하는데 혹을 피하듯 자리를 옮긴 손이 아카리의 머리를 천천히 끌어당겼다.
입술이 포개진 것은 결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머리를 자르면서부터 아카리는 시계방 씨에게 닿은 손가락 끝에 특별한 감정이 실려 있음을 의식했다. 다 잘랐을 때 좀 더 닿아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통해 전해진 게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아카리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시계방 씨의 손가락 끝이아카리 귓가의 머리핀을 떨어뜨렸다. 묶여 있던 머리칼이 출렁 하고 풀어져 시계방 씨의 볼에 닿았다. 그냥 부드럽게 입을 맞추면서 아카리도 그의 머리칼에 손을 파묻었다.
“같이 가줬으면 하는 곳이 있어.” pp. 25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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