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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 미술과 범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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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명화에 깃들여진 인간의 원초적 범죄 심리를 살펴보는 책. 인간의 원초적인 심층 심리의 발동으로 인한 범죄가 예술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명화 속에 펼쳐지는 성서, 신화, 역사의 대표적인 살인 사건뿐만 아니라 고가의 미술품을 둘러싼 범죄까지, 그림 속에 은밀하게 감춰진 인간의 무의식적인 범죄 충동을 추적한다.

법의학자인 저자는 명화를 해부하여 미술 범죄의 모든 것을 밝히고 있다. 성서ㆍ신화ㆍ역사 속의 살인, 참수ㆍ독살 현장을 그린 작품뿐만 아니라 화가가 실제로 저지른 흉악한 범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림, 도난이나 예술파괴행위의 표적이 되는 예술적 가치가 높은 그림들을 중심으로, 미술을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범죄들을 법의학적인 관점으로 고찰하였다.

저자 : 문국진

문국진 법의학계의 원로로 존경받고 있는 문국진은 1925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의학박사) 미국 컬럼비아 퍼시픽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및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객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민국 학술원 자연과학분과회 회장, 국제법의학 한국 대표, 미국 및 영국 법의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법의학자의 관점으로 예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시각을 담은 『명화와 의학의 만남』, 『법의학자의 눈으로 본 그림 속 나체』, 『명화로 보는 인간의 고통』, 『그림으로 보는 신화와 의학』, 『명화로 보는 사건』, 법의학적 관점에서 예술가들의 병과 사인(死因)을 살펴본 『반 고흐, 죽음의 비밀』, 『바흐의 두개골을 열다』, 『모차르트의 귀』 등의 책을 펴냈다. 이번에 출간된 『미술과 범죄』는 개인적으로 마흔 번째 책이기도 하지만, 대한법의학회 고려의대법의학교실 창설 30주년을 기념하는 책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들어가는_말

제1부 살인의 그림, 살인자의 그림
인간의 본성에 잠재되어 있는 사냥꾼의 기질
인류 최초의 살인과 살인미수
미필적 고의의 살인
예술과 범죄의 공존, 카라바조
성애 탐구 조각가의 살인
아버지를 살해한 화가
사랑의 배신은 복수와 살인으로
영아 대량 살해
따라 죽는 순사, 딸려 묻히는 순장
십자가형은 형벌 아닌 죄악

제2부 참수를 그린 그림, 그림을 통한 참수
그림으로 보는 참수의 다양성
모략 참살의 대명사, 살로메
참수 살해된 음악의 대가, 오르페우스
양면적인 메두사의 머리
골리앗을 참수시킨 다윗
여걸 혹은 살인자 유디트의 의거
그림을 통한 예수의 참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바니타스로 죽음을 참수하다
몸통 없는 가면의 다면성

제3부 그림으로 보는 역사 속의 독살
헤라클레스의 최후는 독살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죽인 독초 미녀
독살까지 닮은 잔혹한 모자(母子), 네로와 아그리피나
소크라테스의 약사발
루이 14세를 위한 몽테스팡 부인의 미약
안락사와 독살
클레오파트라의 실험적 독살 처형
차이코프스키에게 내려진 음독 자살형
잔학한 나치의 인체 실험
벼룩이 아니라 사람 잡는 가스실

제4부 다양한 이유로 도둑맞은 그림들
미술 범죄, 취미가 약탈로 변하다
두 파라오를 제압한 네페르티티 왕비의 아름다움
고흐 그림의 영광과 수난
사라진 「모나리자」, 그 첫번째 이야기
사라진 「모나리자」, 그 두 번째 이야기
‘연애편지’를 훔친 의적, 틸
묘연히 사라진 ‘기타 치는 여인’
연이은 베르메르 그림의 수난
‘풍랑’과 함께 사라진 ‘합주’
도난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한 뭉크

참고문헌
찾아보기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오가 그린 「카인과 아벨」이라는 그림이 있다. 근육질의 두 사내가 뒤엉켜 싸우고 있는데, 한 사람은 몽둥이를 들고 있고, 그 몽둥이로 얻어맞은 듯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다른 사람은 쓰러져 있다. 몽둥이를 든 사내는 그 싸움의 상황을 압도하며 힘과 폭력의 미학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사내가 몽둥이를 다시 내려치려는 찰나이기에, 그림을 보는 이들은 곧 벌어질 파괴에 대한 무의식적인 아픔을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이미 4000년 전에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은 그야말로 하찮은 일 때문에 형이 사랑하는 동생을 죽인 끔찍한 사건이었다. 또한 인류 최초의 살인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기도 하다.
―「제1부_살인의 그림, 살인자의 그림」(23p) 중에서

프랑스의 낭만파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는 「분노한 메데이아」에서 메데이아가 자식들을 살해하려는 장면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메데이아는 동굴에 숨어서 자신을 추적해 오는 이아손이 보낸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녀는 보기만 해도 섬뜩한 비수를 손에 든 채 두 아이를 감싸 안고 있다. 이 그림은 한 아이의 어머니이기보다 한 남자의 여인으로 남고 싶은 여성의 원망스러운 응어리가 화폭 전체에서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그림이다. 메데이아의 이야기는, 여인은 마치 쌍두(雙頭)의 뱀과 같이 여심과 모심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서 정신의학에서는 여인이 남편에 대한 적의를 표출하기 위해 자식을 살해하는 심층 심리를 ‘메데이아 콤플렉스’라고 한다.
―「제1부_살인의 그림, 살인자의 그림」(61~62p) 중에서

사람들은 별 두려움 없이 해골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까지 했다. 무시무시한 ‘죽음의 사자’가 한낱 ‘생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변한 것이다. 사람들은 바니타스를 항상 몸에 간직하고 다니려고 문신으로 새겼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시대에서 죽음에 순응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이제 문신으로 바니타스를 몸에 걸치고 다님으로써 자신의 용맹을 드러내고 타인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처럼 바니타스는 시체가 전부 부패하고 남은 골격에서 두개골만을 선택적으로 그리거나 조각한 작품이다. ‘죽음’을 중심에 두는 바니타스를 만들면서 굳이 두개골만을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죽음 위에 군림하기 위해 죽음마저도 참수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이 아닐까.
―「제2부_참수를 그린 그림, 그림을 통한 참수」(141~142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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