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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을 형성한 두 개의 중심축, ‘천황과 도쿄대’
일본 근현대사의 실체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천황과 도쿄대』1권.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등의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 그가 이번에는 일본 근현대사에 대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지필기간 7년이라는 긴 세월과 걸맞게 총 2,3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필자 특유의 속도감 있는 필치가 더해져 당시의 긴박한 시대상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메이지유신 이후 교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도쿄대, 그리고 일본 정치의 핵심이 되는 천황제를 주축으로 지금의 일본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추적한 논픽션 드라마이다. 독도 문제로 인해 양국 간의 문제가 심각하게 붉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지금의 일본을 역사를 통해 제대로 이해해봄직하다.

이야기는 일본 상부구조의 전형인 ‘도쿄대학’, 그 중에서도 핵심인 법학부와 경제학부를 주 무대로 한다. 그리고 일본 근현대사의 최대 연출자이자 권력의 중심인 ‘천황’에 초점이 맞춰져 전개된다. 근대국가 일본의 형성과 현대의 일본으로 이어지는 과정, 그리고 일본의 우익적 DNA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1권. [양장본]

「천황과 도쿄대」제1권은 총 35장으로 구성, 1,000 페이지가 넘는다. 도쿄대의 형성 과정과 천황을 중심으로 초국가주의가 형성되는 과정을 중요 사건과 함께 다룬다.

저자 : 다치바나 다카시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1940년 나가사키 현 출생. 1964년 도쿄 대학 불문과를 졸업한 뒤, 문예춘추에 입사하여 기자로 활동했다. 1966년 퇴사 후 도쿄 대학 철학과에 재입학, 재학 중 평론활동을 시작하였다. 1974년「다나카 가쿠에이 연구―그 금맥과 인맥」에서 수상의 범법 행위를 파헤쳐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후 인문?사회에 관련된 주제 외에도 우주, 뇌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동 영역이 실로 넓으며 명실 공히 이 시대 최고의 저널리스트이자, 지의 거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1979년『일본 공산당 연구』로, 고단샤 논픽션상 수상, 1983년 문예춘추사가 수여하는 기쿠치 칸상 수상, 1987년『뇌사』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수상, 1998년 제1회 시바 료타로상을 수상하였다. 『우주로부터의 귀환』,『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뇌사』,『정신과 물질』(공저),『원숭이학의 현재』,『거악巨惡 대 언론』,『임사체험』(전 2권),『뇌를 단련하다』,『인체 재생』, 『21세기 지知의 도전』,『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재미없는 책 그리고 나의 대량독서술, 경이의 속독술』, 『다나카 마키코 연구』,『‘언론의 자유’ 대 ‘●●●’』,『시베리아 진혼가―가즈키 야스오의 세계』,『사색기행』,『에게-영원회귀의 바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옮긴이 이규원 eq1@korea.com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고,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2008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다치바나 다카시 『뇌를 단련하다』, 『사색기행』,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 이케다 노부오 『인터넷 자본주의 혁명』, 이케가야 유지의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등이 있다.

머리말
1장 도쿄대는 가쓰 가이슈가 만들었다
2장 메이지 4년, 도쿄대 의학부는 학생의 80퍼센트를 퇴학시켰다
3장 초대 학장 가토 히로유키의 변절
4장 『국체신론』과 ‘천황기관설’
5장 게이오대는 도쿄대보다 대단했다
6장 와세다대의 자립정신, 도쿄대의 점수주의
7장 낙제생 출신 기타사토 시바사부로 박사의 저항
8장 ‘불경사건’으로 우치무라 간조를 위협한 제1고 학생
9장 도쿄대 국사과의 ‘고지마 다카노리 말살론’
10장 천황 ‘신격화’로 가는 길
11장 러일전쟁을 부추긴 일곱 박사
12장 도미즈 히론도 교수의 ‘러일전쟁 계속론’
13장 도미즈 사건과 미노베 다쓰키치
14장 전 백호대 출신 총장 야마카와 겐지로의 분투
15장 야마카와 겐지로와 초능력자 천리안사건
16장 사와야나기 교토대 총장의 교수 7명 파면 사건
17장 도쿄대 경제는 히토쓰바시를 당하지 못한다
18장 대역사건과 모리토 다쓰오
19장 다이쇼데모크라시의 기수 요시노 사쿠조
20장 ‘우익 이데올로그’ 우에스기 신키치 교수와 거물 원로
21장 원로 야마가타 아리토모의 학자망국론
22장 혈맹단 사건에 참가한 제대생
23장 도쿄대 신우익의 기대주 기시 노부스케
24장 신인회 최고의 무투파 다나카 세이겐
25장 3·15 공산당 대검거의 파문
26장 가와카미 하지메는 왜 교토대를 떠났나
27장 가와카미 하지메와 스파이 M
28장 혈맹단과 야스오카 마사히로
29장 쇼와유신의 최선봉에 섰던 제대생 요쓰모토 요시타카
30장 국가 개조 운동의 카리스마 이노우에 닛쇼
31장 혈맹단 사건―환상의 ‘기원절 테러 계획’
32장 공산당의 ‘적화운동’ 격화와 ‘일인일살’
33장 혈맹단원을 숨겨준 두 사람의 거물 사상가
34장 곤도 세이쿄와 혈맹단 그룹의 붕괴
35장 온 일본을 우경화시킨 5·15사건과 신병대 사건

“일본인은 지금이야말로 근현대사를 다시 배워야 할 것이다.”
일본 근현대사의 실체를 날카롭게 해부한
지知의 거장 다치바나 필생의 대작!

“당시 일본 역사의 대전환을 중심적으로 움직인 것은
천황이라는 존재였으며, 천황 이데올로기이며, 천황주의자였다.
그리고 그러한 천황관의 상극이 가장 격렬하게 드러난 중심 무대가 도쿄대였다.”


7년간의 연재 끝에 탄생한, 일본 근현대사에 관한 방대한 르포르타주
잊혀질 만하면 다시 역사 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와 큰 마찰을 빚는 일본. 하지만 2008년 8월 현재의 독도 문제는 전처럼 안일한 대응만으로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간 『천황과 도쿄대』(전 2권)는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메이지유신 이후 교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도쿄대, 그리고 일본 정치의 핵심이 되는 천황제, 이 둘을 주축으로 지금의 일본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추적한 논픽션 드라마이다. 일본 ‘지의 거장’, 최고의 제너럴리스트라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장장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본 근현대사의 모든 것’을 치밀하게 추적하고 그 방대한 결과물을 두 권의 책에 담아냈다.
다치바나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우주로부터의 귀환』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 최고의 지성인으로 불리는 작가이다. 1964년 도쿄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문예춘추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퇴사한 뒤, 인문?사회?(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자신의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독서 욕구를 자극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국의 근현대사에 관심을 가졌다. 『천황과 도쿄대』는 다치바나의 다양한 저서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역사’를 다룬 책으로, 1998년 2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총 70회에 걸쳐 《문예춘추》에 연재한 「나의 도쿄대론」을 묶은 것이다. 일본 대학교육의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기 위해 연재를 시작한 그는,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는 과정에서 일본 대학의 숱한 결함이 근대국가 일본이 지닌 문제와 뿌리를 같이하는 거대한 것임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연재 제5회 이후부터는 (중략) 도쿄대 역사를 살펴보는 형식을 취하면서 근대국가 일본의 국가론적 역사를 살펴보는 대형 연재물이 되고 말았다.”(2권 914쪽)
총 2,300여 쪽에 다다르는 어마어마한 분량이지만 다치바나 다카시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당시의 긴박한 시대상황으로, 책을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이 책은 일본이라는 근대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근대국가는 어떻게 현대 일본으로 연결되었는지, 일본의 우익적 DNA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일본은 저 ‘제국의 시대’에 나라의 운영을 그르쳐서 한때 엄청난 파국을 겪고 마침내는 대일본제국 자체를 소멸시켜버렸다. 그 결과 일본국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고난의 세월을 겪었다. 그런데 그 시절 일본국의 운영에서 나타난 커다란 과오는 애초에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중략) 아마도 시간을 거슬러 가며 인과관계의 그물눈을 차근차근 짚어보면 나라 전체가 아직 어리고 단순한 시대에 내려진 결정적인 결단들 중에서 커다란 과오의 원형 같은 것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품었던 추측이다.
―1권 머리말, 10쪽

일본의 대학은 어디서부터 이렇게 잘못되었을까 생각하며 조사를 해보니, 대학교육의 수준 문제(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어느 정도로 가르칠 것인가)는 상당히 뿌리가 깊어, 일본에 대학이 생긴 이래 계속되어온 커다란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도쿄대 역사를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 조사하다가 도쿄대 역사는 결국 메이지국가 만들기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연재 제5회 이후부터는 문체까지 바꾸어 사실상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여, 도쿄대 역사를 살펴보는 형식을 취하면서 근대국가 일본의 국가론적 역사를 살펴보는 대형 연재물이 되고 말았다.
―2권 64장 히라가의 도쿄대, 전쟁체제 아래 크게 번영하다, 914쪽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어느 시기에 무슨 사건이 있었나를 다룬 역사물에 그치지 않는다.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역추적하고, 해당 중심인물에 얽힌 역사 이면의 사정을 파헤치며, 당시 이야기할 수 없었던 비밀과 속사정을 인터뷰, 취재, 자료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폭로해낸다. 이러한 면에는 역시 다치바나다운 자료 조사 및 섭렵이 돋보인다. 또한 방대한 분량에 피로를 느낄 수 있는 독자들에 대한 배려로, 책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인물, 사건, 저서(논문, 잡지) 등은 거의 모두 ‘찾아보기’에서 찾을 수 있고, 해당 인물 및 주요 저서 등은 각 장에서 사진을 함께 실었다. 또한 참고문헌 일체를 원서 그대로 수록했다.
1권은 1,160쪽, 총 35장(1장~3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쿄대의 형성 과정과 국가를 위해 존재한 ‘대학’의 문제점을 말한다. 또한 천황을 중심으로 한 ‘초국가주의’의 초석이 마련되는 과정을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2권은 1,128쪽, 총 32장(36장~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1920년대부터 일본 대학이 자유주의를 박탈당하며 우익 세력에 의해 점차 국가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전 과정과 제2차대전에 패망한 경위, 전쟁 책임 문제 등을 다루었다.

국가총동원체제와 일본형 파시즘의 원류를 찾다
『천황과 도쿄대』는 일본 상부구조의 전형인 도쿄대, 그중에서도 핵심인 법학부와 경제학부를 주 무대로 삼고 천황을 주인공으로 삼아 내용을 전개한다. 일본 근현대사의 최대 연출자는 천황(제)이고 당시 다양한 이념과 정책이 학문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던 무대가 도쿄대였으므로, 이 책은 그 시대 일본제국의 사상과 동향을 여러 인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장대한 드라마가 되었다.
대학의 원래의 기능과 반대로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데 앞장 선 ‘도쿄대’와 국가의 존속 그 자체가 되는 ‘천황’은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종전까지의 일본을 형성했으며, 그 영향은 현재 일본에 여전히 남아 있다. 도쿄대로 대표되는 대학은 국가를 위한 인재 양성 기관으로서 기능해왔고, 그러한 교육을 받고 다시 국가에 투입된 사람들이 일본을 국가주의로 몰고 간 것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물론 당시 도쿄대 내에서도 ‘국가주의’에 반하는 세력이 있었다. 하지만 우익 국가주의자들은 여기에 깊은 불만을 품었고, 불온한 발언과 학설을 이유로 정부가 법학부 교수 외 39명의 교수를 해임시킨 교토대 ‘다키가와 사건’(1933년 5월)과 천황의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도쿄대 교수를 해임시킨 도쿄대 ‘천황기관설 문제’(1935년)를 일으켜 대학을 정치력으로 굴복시키고 뜻을 이루었다. 천황기관설 문제 이후 우익 세력의 공격은 모든 방면으로 펼쳐져, 좌익 혹은 자유주의 경향을 보이는 도쿄대 교수들은 예외 없이 공격의 표적이 되었고, 대학 측이 패배에 패배를 거듭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튿날 우리는 성명서를 작성하고 각자 서명하여 우치다 총장에게 건네주고는 깨끗하게 대학과 결별했다. 우리는 대학이 이렇게 나오리라는 것을 실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또 우리가 이제 와서 대학에 돌아가도 파시즘이 지배하는 경제학부 안에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총장의 이런 태도에도 별로 분노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략) 그 비애는 우리의 패배가 아니라 오히려 유서 깊은 도쿄대의 자유가 패배한 것, 특히 창설 이래 20년 동안 우리가 선두에 서서 싸워온 도쿄대 경제학부의 자유주의가 괴멸한 것에 대한 비애였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대학에서 추방되는 것을 서글프고도 냉정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차가운 마음으로 특히 경제학부와 영구히 결별했다.” ―2권 54장 경제학부 교수를 감옥에 매장한 스파이 H, 618쪽

이 책에서는 일본 군부가 독자적으로 일으킨 만주사변(류탸오후사건, 1931년 9월), 전 재무대신과 재벌 이사장이 암살된 혈맹단 사건(1932년 2~3월), 재벌 타도를 목적으로 한 쿠데타로 당시 수상이 암살된 5?15사건(1932년), 일본 육군의 황도파 청년장교들이 일으킨 반란 사건인 2?26사건(1937년), 그리고 중일전쟁(1937년)과 태평양전쟁(1941년) 등이 일어난 원인과 과정을 사실적으로 서술하며, 군부 및 우익 국가주의자들이 1930년대부터 1945년 종전까지 일본의 우익화, 국가주의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나는 처음부터 침략주의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중략) 오늘날에는 침략주의, 영토 확장주의, 적국 박멸책 등이 모두 필요하며 이를 행하지 않으면 조상에 불효하는 것이고 황실에 불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부도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의 평범한 도덕가에게 물어보면 타국을 점령하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타국을 침략하지 않는 것이 대단히 부도덕한 것, 부도덕의 극치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1권 11장 러일전쟁을 부추긴 일곱 박사, 360~361쪽

‘도쿄대’와 함께 이 책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중심은 단연 ‘천황’이다. 원래 일본의 천황제는 1930, 40년대의 일본의 천황제와는 달랐다. 어느 정도 입헌군주제의 형식을 갖추고 있던 천황은, 전쟁 시기 전부터 ‘현인신’으로 급부상하며 일본 근현대사에서 최고의 ‘연출자’로서 기능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의 천황이 통치하고, 천황은 통치자이며 피통치자는 신민이며, 주권은 오로지 천황에 속하며 신민은 이에 복종하니, 주객의 분별이 확고하여 어지럽혀지는 일이 없다. 신민이 통치하는 일이 없으며 천황이 복종하는 일이 없으니, 이를 내가 제국 국체의 해설로 삼는 것이며 간단명료한 것이다. 이는 헌법 제1조에 명언한 바이니 여기에 의심이 개입할 수 없고, 건국 초에 정해진 것이니 만고에 변할 수 없다.
―2권 39장 가케이 가쓰히코와 ‘신도’, 126~127쪽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으로서의 천황, 통치자로서의 천황의 역할보다는, 일본 우익 세력 및 초국가주의자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밖에 기능하지 못하는 천황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난바라가 그즈음 일관되게 말하던 것은 일본을 저 전쟁으로 몰고 간 최대 원인은 일본인 전체가 정신적으로 독립된 존재가 되지 못한 데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일본인은 그릇된 지도자를 맹종하고 말았다. (중략) 전쟁의 시대에 일본인 대부분은 천황을 현인신으로 떠받들고 천황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목숨조차) 바치겠다고 했다. 국민 모두가 광신적인 천황교 신도가 되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2권 64장 히라가의 도쿄대, 전쟁체제 아래 크게 번영하다, 950쪽

이렇게 『천황과 도쿄대』에서는 학문의 전당인 대학(도쿄대)에서 펼쳐지는 좌우 이념의 대립과 우익 국가주의자들의 승리, 그리고 천황 중심주의로 인한 그릇된 국가관의 형성과 일본이 군국주의로 향해가는 과정 등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전쟁 책임과 현대 일본의 보수 우익세력에 대한 통렬한 고발
‘대동아공영’, 전 세계를 통치하는 천황 중심 국가를 부르짖던 일본도 제2차대전에서 패배하였다.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종전 이후, 패망한 일본 내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통감한 지식인은 일본의 재건에 매진한다. 그들은 일본 몰락의 원인 규명을, 도쿄대를 비롯한 대학 교육의 문제점부터 시작하였다. 지식인을 중심으로 한 전후 국가 재건 세력은 국가의 이익만을 위한 과거 교육의 과오를 깨닫고, 아울러 국익보다 우선하는 ‘도의’의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일반 사람들도 모든 것이 왜곡된 교육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국민이 희망해서는 안 될 것을 희망하고 (중략) 개시해서는 안 될 전쟁을 개시하고 허락해서는 안 될 방법으로 점령지의 여러 민족을 지배하고 종결해야 할 전쟁을 최후의 파국 직전까지 계속한 죄악과 과오는 궁극적으로 오랜 세월 잘못된 교육에서 배태되었다는 것을, 다행히 양식 있는 사람들이 반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략) 진짜 패인은 애초에 시작해서는 안 될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도의적 견지에서 볼 때 허용될 수 없는 전쟁을 감히 개시했다는 것이다. 진짜 패인은 바로 국민의 도덕적 결함에 있다. 문제는 윤리적인 성질을 띠고 있다.
(중략) 우리가 패했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니다. 설령 승리를 거두었다 해도 그것이 대의명분을 잃은 전쟁이라면 승리는 수치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가 승리건 패배건 요컨대 우리는 싸워서는 안 될 싸움을 했고, 그로 인하여 부정을 저지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연합군 측 앞에서, 그리고 전 인류 앞에서 부끄러워하지만, 진리 앞에서, 신 앞에서는 더욱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정의를 행하라’라는 말을 특히 상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존 교육, 지난 15년간의 교육은 물론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 메이지 이후의 교육은 이러한 생각을 허락하지 않았다.”
―2권 60장 숙학의 연출자 다나카 고타로의 사면초가, 789~790쪽

전쟁의 책임은 일본 지배세력이나 군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일본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그리하여 전후 일본의 전쟁 책임 관념이 대단히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다치바나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 문제가 지금의 일본과 연결선상에 있지 않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종전 이후 다시 힘을 모아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들어선 일본이, 오늘날 과연 선진국답게 전쟁에 대해 반성하고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는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당시는 우리 후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익적, 국수주의적이었다는 것이다. 소수 우익 국수주의자가 있었다는 말이 아니다. 세상 일반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감정이 요즘 우리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우익적이었다는 말이다. 즉, 천황숭배자였다는 말이다. 그 시대 일반국민은 모두 속고 있었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강요받았다는 설이 전후 널리 유포되고 그것이 역사를 보는 표준적인 시각이었던 시대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중략)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2권 64장 히라가의 도쿄대, 전쟁체제 아래 크게 번영하다, 935쪽

다치바나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 당시의 일본 국민들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익적이었고 국수주의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도 여전히 보수주의?국수주의적인 모습은 일본 내에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전쟁 책임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 민족이라는 차원에서 전쟁 책임 문제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가 여전히 일본, 중국, 한국 사이에 첨예한 문제로 남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2권 65장 난바라 시게루 총장과 쇼와 천황 퇴위론, 965쪽

이 시대의 자료를 읽으면 이 나라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한심해졌을까 하고 말문이 막혀버린다. 한 나라가 망하는 길을 치달리기 시작하는 모습이 아마 바로 이럴 것이다. 공허한 헛소동만 한없이 이어지고, 사회가 일대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다. 비할 바 없이 심하게 쇠퇴해버린 지력이 사회를 뒤덮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깐만 생각해도 금방 알 법한 것도 알지 못하고, 조금만 살펴봐도 볼 수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이런 글을 쓰고 있자니 바로 지금 일본이 다시 한 번 그런 쇠망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권 43장 천황기관설 논쟁이 부른 2?26사건, 249쪽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들, 전쟁에 대한 망각과 책임 회피는 일본을 다시 한 번 쇠망의 길로 들어서게 할 수 있다고 다치바나는 경고한다. 그리고 떠올리기 싫고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을 다시 꺼내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다.

도쿄대 출신이면서 도쿄대라는 대학의 문제점을 질타하고, 일본인이면서 신격화된 일본 천황(제)의 모순과 오류 및 허구성을 밝혀낸 다치바나의 깨어 있는 시각은, 전쟁에 대한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 독도 망언과 역사 교과서 왜곡,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분노를 고양시키는 지금 이 시점의 일본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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