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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들 : 에너지를 향한 끝없는 인간 욕망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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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딜런 토머스는 이렇게 썼다. “푸른 물관으로 꽃을 살리는 힘은 내 젊음을 지탱하는 힘이다. / 나무의 뿌리를 말리는 힘은 나를 파괴하는 힘이다.”(7쪽) 자연의 생태적 성장을 도와 인간에게 이익을 주면서도, 무자비한 에너지로 인간을 파괴하기도 하는 태양의 양면성을 노래한 시다. 이 책 『태양의 아이들』은 인간이 근육을 움직이고, 씨를 뿌리거나 거두고, 피라미드를 짓고, 자동차와 비행기를 움직이고, 차를 마실 물을 끓이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온 역사를 다룬 책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물론 태양에너지였다. 현생인류는 수만 년의 역사 중 거의 90퍼센트의 기간을 자신의 근육에서 얻은 에너지로 생존해왔는데, 근육에너지란 태양이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동식물 칼로리의 변환에너지에 다름 아니었다. 또한 근육에너지를 만드는 인체의 소화 메커니즘은 불을 이용한 요리법 덕분에 효율이 더욱 높아졌는데, ‘불’ 역시 태양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자연 연소물 즉 바이오매스(장작 등속)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출발은 여기서부터다. 태양은 아낌없는 혜택을 주기도 했지만, 태양에너지의 과잉으로 빚어진 대기근은 곧잘 민족의 대이동을 낳았다. 또한 인류는 태양에너지의 직접적 이용을 넘어 땅속에 매장된 태양에너지의 변형태인 석탄?석유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가능해진 내연기관은 산업혁명을 넘어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의 물질적 토대가 되기도 했다.(143쪽) 태양은 인류에게 약이면서 독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태양에너지의 끝없는 남용은 또다시 인류에게 독이 되어 전 세계적인 환경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그 대책으로 인류는 이제 ‘짝퉁 태양’인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환경사/물질문화사라는 새로운 역사적 관점에 입각해 인류 문명사를 재구성한 역작이다.

저자 : 앨프리드 W. 크로스비

1931년 보스턴 출생. 1961년 보스턴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 주립대학과 텍사스 대학을 비롯하여 예일 대학, 하와이 대학, 핀란드의 헬싱키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텍사스 대학에서 역사학, 지리학, 미국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인권운동 현장에서 월남전을 반대하는 반전 운동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정통 역사학과는 다른 시각의 지적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유럽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주목하면서 인구학과 유행(전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럽 제국주의를 색다른 시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다. 이후 출간된 그의 저서들은 이러한 그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교역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선구적 도서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1972년 초판)와 신대륙을 향한 유럽 제국주의의 역사는 생태계 정복의 역사임을 밝힌 『생태 제국주의』(1986), 유럽 제국주의의 성공을 질의 세계관에서 양의 세계관으로의 변화로 풀어낸 『수량화 혁명』(1996), 1918년 미국을 온통 공포로 몰아넣었던 스페인 인플루엔자에 대한 숨겨진 연구 『미국의 잊혀진 유행병』(1999), ...1931년 보스턴 출생. 1961년 보스턴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 주립대학과 텍사스 대학을 비롯하여 예일 대학, 하와이 대학, 핀란드의 헬싱키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텍사스 대학에서 역사학, 지리학, 미국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인권운동 현장에서 월남전을 반대하는 반전 운동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정통 역사학과는 다른 시각의 지적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유럽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주목하면서 인구학과 유행(전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럽 제국주의를 색다른 시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다. 이후 출간된 그의 저서들은 이러한 그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교역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선구적 도서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1972년 초판)와 신대륙을 향한 유럽 제국주의의 역사는 생태계 정복의 역사임을 밝힌 『생태 제국주의』(1986), 유럽 제국주의의 성공을 질의 세계관에서 양의 세계관으로의 변화로 풀어낸 『수량화 혁명』(1996), 1918년 미국을 온통 공포로 몰아넣었던 스페인 인플루엔자에 대한 숨겨진 연구 『미국의 잊혀진 유행병』(1999), 에너지를 향한 인간 욕망의 역사를 재구성한 『태양의 아이들』(2006) 등의 저서를 통해 크로스비는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며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머리말 약이기도 하고, 독이기도 한 태양



1부 아낌없이 주는 태양
1. 불과 요리

[곁다리 이야기] 찰스 다윈이 만난 티에라 델 푸에고의 요리왕



2. 농업

[곁다리 이야기] 난 길들여지지 않아!



3. 구대륙과 신대륙의 교류

[곁다리 이야기] 자동차왕의 아버지 ‘아일랜드 감자’



2부 지구가 저장해둔 햇빛
4. 석탄과 증기기관

[곁다리 이야기] 어느 19세기 여기자의 생생실화 ‘72일 간의 세계일주’



5. 석유와 내연기관

[곁다리 이야기] 마른 전투를 승리로 이끈 파리의 택시운전사



6. 전기와 전기모터

[곁다리 이야기] 전기의자를 발명한 에디슨



3부 태양을 복제하려는 인류
7. 핵분열

[곁다리 이야기] 스웨덴 사람들의 목을 조른 체르노빌



8. 핵융합



9. 그루터기까지 뽑으려는 인류

[곁다리 이야기] 태양이 사라졌던 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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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전혀 새로운 시각의 인류 문명사!



고마우면서도 무서운 존재, 태양

시인 딜런 토머스는 이렇게 썼다. “푸른 물관으로 꽃을 살리는 힘은 내 젊음을 지탱하는 힘이다. / 나무의 뿌리를 말리는 힘은 나를 파괴하는 힘이다.”(7쪽) 자연의 생태적 성장을 도와 인간에게 이익을 주면서도, 무자비한 에너지로 인간을 파괴하기도 하는 태양의 양면성을 노래한 시다. 이 책 『태양의 아이들』은 인간이 근육을 움직이고, 씨를 뿌리거나 거두고, 피라미드를 짓고, 자동차와 비행기를 움직이고, 차를 마실 물을 끓이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온 역사를 다룬 책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물론 태양에너지였다. 현생인류는 수만 년의 역사 중 거의 90퍼센트의 기간을 자신의 근육에서 얻은 에너지로 생존해왔는데, 근육에너지란 태양이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동식물 칼로리의 변환에너지에 다름 아니었다. 또한 근육에너지를 만드는 인체의 소화 메커니즘은 불을 이용한 요리법 덕분에 효율이 더욱 높아졌는데, ‘불’ 역시 태양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자연 연소물 즉 바이오매스(장작 등속)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출발은 여기서부터다. 태양은 아낌없는 혜택을 주기도 했지만, 태양에너지의 과잉으로 빚어진 대기근은 곧잘 민족의 대이동을 낳았다. 또한 인류는 태양에너지의 직접적 이용을 넘어 땅속에 매장된 태양에너지의 변형태인 석탄?석유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가능해진 내연기관은 산업혁명을 넘어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의 물질적 토대가 되기도 했다.(143쪽) 태양은 인류에게 약이면서 독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태양에너지의 끝없는 남용은 또다시 인류에게 독이 되어 전 세계적인 환경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그 대책으로 인류는 이제 ‘짝퉁 태양’인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환경사/물질문화사라는 새로운 역사적 관점에 입각해 인류 문명사를 재구성한 역작이다.



문명의 숨겨진 조건에 대한 오랜 탐구의 성과
저자 앨프리드 크로스비는 정치와 이념의 변화보다는 그 토대를 이루는 물질과 사회경제적 변화에 주목하여 인류의 역사를 재구성해온 석학이다. 현재 재직중인 미 텍사스 대학을 비롯해 세계 여러 대학에서 초빙되어 역사?지리?경제사를 한데 아우르는 연구 활동을 해왔다. 유럽인의 신대륙 발견을 교역 확대를 향한 갈망의 결과로 간파한 명저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를 비롯하여 『생태 제국주의』 『미국의 잊혀진 유행병』 등이 바로 이런 연구의 결실이다.

일반적인 역사 서술은 정치사 또는 사회사적 관점에 입각해 영웅과 정치가, 사건과 사고, 그것들의 인과관계들에 대한 연대기적 기술에 집중한다. 이런 역사 서술과 달리 저자 크로스비는 이 책 『태양의 아이들』에서 그 모든 정치·사회사를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에 대해 주목한다. 즉 조연처럼 보이지만 실은 배후조종자이자 ‘킹메이커’인 태양이, 인류와 맺어온 진한 관계의 역사를 규명하고 있는 것이다.



태양 이야기―거의 모든 것의 역사

총 3부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제1부는 태초의 태양에너지 활용법인 불과 요리, 태양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 방법인 농업의 탄생,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촉발된 전 지구적 교류에 따른 태양에너지 활용법 증대(87쪽)를 다루고 있다. 제2부는 지난 200년 간 인류 문명을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게 한 ‘땅 속에 저장된 태양에너지’ 즉 화석연료에서 시작하여, 이 연료들을 ‘스위치만 올리면’ 활용할 수 있게 해준 전기(158쪽)까지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제3부는 오늘날 인류에게 풍부한 전기를 제공하고 있는 원자력과, ‘짝퉁 태양’인 핵융합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에너지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욕망이 다다를 파국적 사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태양이라는 물질적 요소를 소재로 삼아 통사를 훨씬 흥미진진하게 기술하는 방법론적인 성과 외에, 그 주제 면에서도 역사 기술의 의의를 일정 정도 달성하고 있다. 즉 책 서두에 인용된 러시아의 지구화학자 베르나드스키의 말처럼, “인류를 태양의 아이들로 생각하는 (고대 종교의) 시각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을 물질과 힘의 맹목적이고 무작위적인 상호작용이 낳은 덧없는 존재로 보는 시각보다 훨씬 진실에 가깝다”(7쪽)는 데서 유물사관에 갇히지 않는 저자의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울러 이 책 1장의 마지막 문장 “이브가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사과를 따서가 아니라 최초로 사과파이를 구워서가 아닐까?”(46쪽)라는 말이나 각 장에 부속된 "곁다리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크로스비 특유의 탈권위적인 역사 의식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태양에너지 활용의 변천사는 인류 문명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을까?



불과 장의 시대―“이브가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수확한 사과로 파이를 구워서이다”



홍수가 나자 왕도마뱀과 그의 아내 사향고양이는 나무 위로 불을 가지고 올라가 지켜냈다. 왕도마뱀과 사향고양이만이 불을 토기 항아리에 보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다른 동물들을 쫓아버리거나 아니면 불로 구울 수 있게 되었다. (안다만 군도의 전설에서. 26쪽)



저자 크로스비는 이 책의 1부를 불의 확보, 그리고 그로부터 출발한 농업의 역사로 시작한다. 태양에너지의 가장 원초적인 활용법인 이 기술들을 선사시대 인류는 어떻게 확보했을까? 태초에 인류는 식물이 태양에너지에 의한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낸 산소를 통해 생존이 가능했다. 아울러 인류는 우연히 획득한 ‘불’을, 식물 즉 바이오매스(장작)를 태움으로써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불을 다룰 줄 아는 생물이 된 인류는 동식물을 길들여 굶주림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몸에 축적된 태양에너지를 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51쪽) 특히 불을 활용한 ‘익혀먹기’는 날음식을 소화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부담과, 음식물이 부패해 생긴 독의 위험을 덜어주어 인간의 지능과 건강을 향상시켰다.(28쪽) 이러한 사실에 대해 저자는 앞서 소개했듯이 “수확한 사과로 파이를 구운 이브”로 그 의미를 정리했다. 즉, 인류 문명은 불로 장작을 태우면서 시작된 셈이다.

이렇듯 시간적 여유와 지능, 건강을 얻은 인류는 그 수를 늘려가며 문명을 발전시켰다.(68쪽) 하지만 약 1만 년 전에 빙하기가 끝나면서 인류의 거주지가 구대륙과 신대륙으로 나뉘자, 인류의 문명도 서로 분리된 채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태양에너지의 변형태인(태양에너지가 지구 전체를 불균등하게 덥히면서 생겨난) 풍력에너지로 배를 움직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이루어졌다. 이로써 인류는 그간 축적해온 각자의 노하우를 합쳐 늘어난 인구를 부양할 작물과 가축의 확보는 물론, 문명적 도약을 이룰 발판도 마련한 것이다.(89쪽)

하지만 인류 이전부터 지구 전체에 산재했던 장작은 18세기부터 눈에 띄게 감소한다. 장작은 부피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인류는 동식물이 땅속에 묻혀 형성된 화석연료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97쪽)



석탄과 석유의 시대―“병력, 탄약, 자금이 있어도 동력원인 석유가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발전기는 눈에 띄지 않도록 창고 안에 잘 숨겨놓은 석탄 속에서 잠자는 열을 밖으로 끌어내는 통로일 뿐이다. 그러나 애덤스에게 있어 발전기는 영원함의 상징이 되었다. 마치 초기 그리스도교도들이 십자가를 대할 때 그랬던 것처럼, 어떤 정신적인 힘의 상징처럼 여기게 된 것이다. (헨리 애덤스/1905년. 147쪽)



장작을 대체할 에너지의 필요로 인해 ‘화석화된 태양에너지’ 즉 화석연료가 사용된 지 200년이 지났다. 증기기관 및 내연기관과 함께 산업혁명을 촉발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류는 ‘에너지 대량소비’를 당연한 것처럼 여기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인류 문명의 발전에 부스터 역할을 한 화석연료가 ‘중독 현상’을 일으킨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이미 11세기와 17세기에 석탄으로 장작을 대체하려 했던(106쪽) 인류는, 1712년 뉴커먼이 증기기관을 발명하면서 뜻을 이루었다.(112쪽) 증기기관은 석탄의 힘으로 공장의 기계를 움직이고, 기차와 기선의 심장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과 물자를―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아주 빠른 속도로 아주 멀리까지 이동시켰다. 하지만 액체라서 사용에 편리하고 더 많은 태양에너지가 농축된 석유와 함께, 증기기관보다 훨씬 작은 내연기관의 발명이 이루어졌고 인류의 욕망 충족은 한 단계 상승한다.(129쪽) 그러나 언제 어디서건 무슨 일에건 쓸 수 있는 전기가 개발되면서, 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 많은 화석연료가 필요해졌다.(169쪽) 1차 세계대전 중 미국 하원의원 월터 롱이 말했던 “병력, 탄약, 자금이 있어도 동력원인 석유가 없으면 별 쓸모가 없다”(128쪽)라는 말은 인류의 욕망을 대변한다. 이렇듯 화석연료에 중독된 20세기의 인류는 더 많은 화석연료를 확보하려는 제국주의적 경쟁으로 인해 결국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인 2차 세계대전을 시작했고, 이 전쟁은 또한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전차와 항공기 때문에 가능했다.(143쪽)

그러나 화석연료는 남용으로 인해 아주 적은 양만 남았을 뿐 아니라 환경재앙까지 야기하고 있었다. 때문에 더 강력하면서 깨끗한 에너지를 갈망하던 인류는 단 두 대의 폭격기가 각각 원자폭탄 하나씩을 투하하면서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것을 목도하면서, 원자력에너지의 ‘크고 아름다운’ 힘에 눈뜨게 되었다.(191쪽)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시대―“원자력은 인간을 동물보다 윗자리에 올려놓은 불? 비견할 수 있다.”



선사시대의 우리 조상들 중 원로들은 익힌 음식이라는 혁신에 반대하면서, 새로이 발견된 수단인 불의 사용이 몰고 올 중대한 위험성을 틀림없이 지적했으리라. 마찬가지로 원자 속에 숨어 있는 에너지는 우리 주변에 널려있으므로 인간은 언젠가 거의 무한한 이 힘을 통제하거나 활용하려 하리라.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다만 인간이 이 힘을 옆집을 폭파하는 데만 사용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자 프랜시스 애스턴의 말/1936년. 185쪽)



원래는 평화적인 목적에 사용하려고 개발된 원자력(핵분열에너지)은 화석연료를 대신해 인류 욕망을 충족시켜줄 것이라 기대되었다. 이 때문에 프랑스, 한국, 일본처럼 화석연료가 부족한 나라들은 물론, 미국, 소련 등의 에너지 부국들조차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달려들었다.(201쪽) 원자력 개발이 불의 발견에 비견될 것이라던 SF작가 H. G. 웰스의 예언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186쪽) 그러나 1970년대부터 부각된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사고와, 안전보장시설을 위한 막대한 비용은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197쪽) 이에 인류는 위험성이 없는 또 다른 원자력발전 방식 즉 핵융합발전을 고안해내기에 이른다. 핵융합발전은 태양에너지의 생성 방식과 동일한 원리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짝퉁 태양’이라고 부를 만하다.(212쪽) 여전히 인류는 태양과는 떨어질 수 없는 존재들인 셈이다. 그러나 핵융합발전은 태양 내부와 동일한 환경을 지구상에 조성해야 한다는 기술적 난점 때문에 아직 상용화 단계를 멀리 남겨두고 있다.

따라서 인류는 또 다른 ‘지속가능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들판에 버려진 그루터기까지 모조리 뽑아 바이오연료를 만들거나 전 국토를 태양전지판으로 덮지 않는 한 이 또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177쪽) 결국 당장에는, 화석연료에 기반하여 이루어진 오늘날의 생활방식을 일정 정도 축소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다.



‘태양이 아이들’이 21세기에도 무사히 살아가려면?

저자는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 무절제한 화석연료의 소비는 곧 마약 중독이나 다름없는 ‘화석연료 중독’임을 전 인류가 한시바삐 깨달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산업혁명기부터 화석연료를 무한정한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풍부한 에너지는 인간의 당연한 권리’라는 잘못된 생각이 생겨났고, 이것이 ‘화석연료 중독’을 야기하면서 에너지를 향한 무한한 욕망을 더욱 부채질했다고 진단한다. 오늘날 ‘전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정상이다’라는 생각도 이런 중독증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더욱이 이런 생각은 브라질이나 이라크 같은 제3세계의 저개발 국가들에게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저자 크로스비는 이에 대해 “절대로 끝없이 얻기만 할 수는 없다”라고 충고한다. 특히 지난 세기 동안 누려온 ‘풍부한 에너지’는 화석연료 혁명으로 촉발된 일시적 현상일 뿐임을 강조하면서, 무한정 늘어나기만 해온 에너지에 대한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면 인류 전체의 몰락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적어도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이 확보되기 전까지라도, 에너지를 향한 욕망을 절제하는 일에서부터 중독증의 치유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231쪽)



역사 읽기의 풍부한 뒤안길 "곁다리 이야기"
여러 명문 대학이 초빙한 인기 교수이기도 한 크로스비는 그의 교육적 방법을 이 책에서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을 독자들의 이해와 창의성을 북돋우려고 각 장의 끝에 장치한 “곁다리 이야기”가 그것이다. 각 장의 주제와 관련된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다룬 이 글들은, 책의 주된 맥락과는 상충될 수도 있지만, 개괄적인 글이 범하는 추상적인 일반화의 위험성을 환기시키려는 목적으로 배치된 것들이다. 이는 또한 독자들이 알고 있는 또 다른 관련 사례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발전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이 “곁다리 이야기” 중에는, 신석기 시대에 농업과 목축에 성공한 다른 민족들과 달리 최근에 시도된 순록 방목마저 실패해 수렵·채취인으로 남아버린 알래스카 에스키모들의 사례(70쪽),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신대륙에서 들여온 감자가 아일랜드의 대기근을 야기하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아버지인 헨리 포드 일가의 이민 동기가 되었다는 점(90쪽) 등을 흥미있게 다루고 있다. 이런 글을 통해 크로스비는 풍부하고 생생한 역사 서술의 모범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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